1.
첫줄부터 여담으로 시작하자면 한때 난 해병대에 무척 가고싶었다.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사실 해병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 좀 무시무시한 겉모습과는 달리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적어도 내가볼땐. 근데 '정말' 자세히 자세히 봐야 볼수있다.. ㅋ
결과적으로 안갔지만, 실제 지원도 했고, 가는것이 거의 기정사실이었지만 어떻게 운명과 확률의 장난으로...
2.
확률 얘기가 나왔으니까 잠시 삼천포로 빠져보면
과학적 사실이 어떻고 여태까지의 사례가 어떻고 뭐 어떻고 해도 모든걸 뒤로 했을때
일단 죽음이라는것 앞에는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확률이 '거의 제로' 라고 해도 어쨌든 0 은 아니지 않나.
진짜 한 마흔때까지 죽어라 벌어서 귀농을 해야하나. 아. 먹는거 얘기다. 특히 무슨 괴기.
이것땜에 경제가 어떻고..그런걸 떠나서 난 개인적으로 인간이 뭘 먹느냐는 굉장히 인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이 절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극히 정상이다.
나라가 좀 못살게 되더라도 바로잡는게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거란 거다.
닥치고 쳐먹는게 될말인가.
3.
본론은 모 가수가 낼모레 입대를 한단다. 국민으로써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니 난 찬사를 보낸다.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은 사회이다보니 찬사를 받아도 별로 이상하지 않은것처럼 보이지만..
찬사를 받을일까진 아닌데 찬사를 받아야할 정도가 된거다.
4.
근데 궂이 또 괜히 태클한번 걸자면 이분께서 군에서의 2년간 자신의 감성을 잃을까 두렵단다.
'어라?'
5.
뭐 개개인별로 차이가 있고 군 복무라는것도 원체 다들 똑같은것을 하는게 아닌만큼 차이가 있겠지만.
난 지난 18개월간의 군생활이 정말 감성적으로 충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긴일들이 많긴 하다. 제법 지금 봐도 '그런느낌은 좀 멋지구리 했구만' 하는것도 있고..
가령
입대하던날 세상의 모든 고독을 혼자 짊어진것 같았다. (난 친구와 단둘이 논산행 기차를 탔다. 그놈에게 감사한다)
훈련소에 있을땐 부모님이랑 동생, 그동안 돌봐주신 할머니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논산의 은하수 빛나는 1,2월 밤하늘은 정말 인간의 마음보다 사조오천억배쯤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 밤하늘에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며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것을 기뻐했다.
훈련이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지만 한 두어번은 괜히 진짜 너무 고통스러워서 나와 대화하는법을 많이 배웠다.
이등병 계급장 달았을땐 그렇게 기뻤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앞에 펼쳐질 날을 생각하니 바로 껌껌..
후반기 교육때는 정말 죽어라 열심히 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웃기고, 왜그랬는지 웃음이 나오지만.
입대전 공부를 그렇게 했더라면!
처음 자대배치 받았을땐 마음의 6할5푼이 두려움으로 차있었다. 앞으로 난 어떻게 되는가.
나머지 3할5푼은 이렇게 나도 해나가고 있다는 두근거림.
여자친구와 헤어졌을땐 정말 죽어야만 할것 같았다. 이거 좀 정말 오래갔다. 6개월? 지금도 생각하기 싫다. 진짜로.
일병 진급 했을땐 군생활 다 끝난것 같았지만, 현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고 훌륭한 결과물로 능력을 인정받았을땐 정말 기뻤다.
솔선수범하는 기쁨을 알았고 조금은 남을위해 희생할때 얻는 기쁨도 알게되었다.
여자친구가 없는 연말은 짜증과 울화통 그 자체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사람은 좀 오랫동안 나의 아주 큰 부분이었다.
상병 진급 했을때도 군생활 다 끝난줄 알았는데, 부대 전입해서 보낸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제대를!
한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깨닫게 된다. 매우 감성적일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과 일할때 어떻게 사람들과 작용하고 어느정도 내가 굽혀야 일이 착착 되는지 배웠다.
아. 사람들중엔 좀 유능한 사람도 있고 일을 좀 남보다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병장 진급을 얼마 앞두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허송세월 하는법. 예전부터 잘 하던거지만.
정말, 감성적이지 않은가! 여태까지 나의 군생활! 남은 내 군생활 뿐만 아니라
남은 내 인생도 이렇게 멋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Bravo my life!!!
6.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 음악적 감성이라는걸 잃을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것을 잃더라도 조국과 겨레를 얻을 수 있다. (!!!)
여태까지 노래 잘 한것도 어린 동생들이 나라를 잘 지켜줘서이니까.
열심히 군생활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인생에 있어선 나이가 좀더 어린 내가 동생으로써 한마디 충고를 하자면
음악이 비록 당신의 어마어마한 부분을 차지하더라도, 그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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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잃는다고 걱정하는것 자체가
아직은 풍부하다는거 아닐까
또다른 사랑에 푹 빠져서
다시한번 미쳐보길 기원해
viva la vida 이게 요새 대새인가 보다 :)
화이팅!
ㅋㅋ 맞어
풍부해야지
예능인인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