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라는 말이 있지만
산 앞에 선 인간은 얼마나 작고 그야말로 먼지와도 같은지요.
산 앞에 섰을때 느끼는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것을 포용하시는 자연의 끝없는 너그러움을 배워야 할텐데요.
한없이 욕심많고 어리석고 이기적인 인간이기에
아직 갈길이 멀고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럼 다녀온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덕유산 종주야 여러가지 경로로 할 수 있겠습니다.
육십령에서 출발하는 레알 종주가 있겠고
백련사 쪽으로 올라가 그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는 영각사라는 곳에서 남덕유산을 올라 향적봉으로 가는 코스로 가기로 했습니다.
거리로 따지면 육십령 코스보단 조금 짧지만 험난한 코스라고 할 수 있지요.
영각사 근처엔 집이랄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차로 10에서 20분정도 떨어진 서상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숙박을 하고
새벽 일찍 종주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서울에선 서상까지 직행버스가 동서울터미널 등에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3시간 남짓..
서상에 도착해 여관에 가져온 식량을 풀어놓은 모습.
산에 가면 밥해먹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이번엔 저렇게 재미없고 맛없는 메뉴들로 준비를 했습니다.
절대 비추입니다.
여관방에서 본 일몰도 아주 멋집니다.
시골 여관방인데도 뭐 그럭저럭 훌륭합니다.
해가 저물고 서상 구경을 나왔습니다.
시끌벅적한 서울에 살다가 이곳에 오니 정말 개미 한마리도 없는것 같은 기분.
이런 장난 치면서 민폐도 끼쳐보고..
똥폼잡고 사진찍기
온갖 이상한 놀이
박쥐놀이...
이건 뭐................
우리가 묵은 선유장.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라면끓여먹는데 김치도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서울엔 사람이 많아서 길거리에서 이런거 해볼 기회가 드물거든요..
서상 하늘위에 북두칠성이 떴습니다. 보이시나요?
북두칠성의 기를 받아 무사한 산행이 되어야 할텐데요.
방에 돌아와 다시한번 짐을 싸봅니다...
새벽 3시50분. 알람소리에 일어납니다.
영각사까지 태워주실 택시기사님께 전화를 하고 준비를 합니다. 여관을 나선것은 4시 20분정도.
영각사 앞에 도착합니다. 영각통제소까진 걸어서 5분남짓.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도 차도 개미새끼 한마리도 없습니다. 고요합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미군 전투식량부터 하나 까먹고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5시 10분.
영각통제소 1.5km 지점에서 잠시 쉬며 찍은 사진입니다. 그야말로 별천지..
별이 쏟아질것 같은데.. 땀은 정말 많이 쏟아집니다.
남덕유 쪽으로 오르는 길은 정말 가파르고 가혹합니다. 종주를 시작하면서 아직 1.5km 밖에 오질 않았는데.
숨은 콧구멍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벌써 말을 듣지 않으려는 모양. 머리속이 아찔합니다.. '아뿔사'
오르다보니 동이 틉니다. LED 조명 하나에 의존해 어둡고 험한 길 가다가 햇님을 보니 여간 반가운것이 아닙니다.
구름이 머리에 닿을듯. 순간순간 보는 풍경은 숨이 막힙니다. 어찌 감히 카메라에 그 느낌을 담을수 있을까요.
그래도 훌륭하게 잘 담아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럴때 항상 저의 사진은 허접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사진으로 담기보단 눈으로 마음속에 담는것이 더 중요하므로 산앞에서는 더 많이 느끼고 호흡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드디어 남덕유산에 올랐습니다. 이놈은 힘이좋아서 덕유산 날다람쥐란 칭호를 붙여줘도 될것 같습니다.
남덕유까지 오르는 길. 절벽을 따라 나있는 끝없는 철계단. 거친 바위의 시험.
정말 힘들지만 오르고나면 한고비 넘었다는 소박하게 기쁜 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남덕유에서 또 걸어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이곳까지의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 거기에 최소한 발목까지는 쌓여있는 눈. 체력소모가 아주 심합니다.
삿갓골재 대피소에서..
산의 절경은 언제나 인간을 압도합니다. 하늘, 구름, 산, 태양.. 인간은 너무나도 작습니다.
걷고 걷고 걸어서 무룡산 꼭대기에 도착합니다.
여기까지가 덕유산 종주의 고비입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보다는 많이 수월한 부드러운 능선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릎 앉아 포즈를 해보았는데, 산길 가다가 쪼그려 앉았더니 다리가 아파서 큰일입니다.
무룡산 꼭대기에서 본 절경
둘이서 하기에 끌어주고 밀어주고 해낼 수 있습니다.
주로 끌리고 밀리는 쪽은 저였습니다.
역시 무룡산 꼭대기에서 본 모습..
익살스러운 미소도 지어 봅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여태까지의 길보단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동엽령에 도착했습니다.
어느덧 남덕유산까지의 거리가 10.5km 라고 적혀있습니다.
영각통제소에서 남덕유산 꼭대기까지가 3.6km. 무려 산길을 14km 남짓 걸어왔습니다.
향적봉까지는 4.3km..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동엽령에서 향적봉까지 가기 위해선 송계사삼거리와 그 다음에 나오는 중봉을 지나야 합니다.
여기에서 킬로수의 속임수에 당해서 크게 고생을 합니다..
경사는 다시 무척 가파라지고, 안성 방향에서 올라온 많은 등산객에 좁은 등산로는 붐비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다리는 더더욱 지치고.. 눈은 녹아서 길은 질퍽거리고..
가도가도 거리는 줄지 않고. 중봉이 저 봉우리일까 하는 예상은 몇번이고 빗나가고..
정말 아무생각없이 한참을 터벅터벅 걸어서.. 중봉을 지나 향적봉에 도착을 합니다.
일요일 밤이어서 그랬는지 향적봉 대피소엔 우리 두명과 3인가족 한팀, 교회 선생님과 온 꼬마들 대여섯 한팀, 그리고 사진작가님 한분
이렇게밖에 없었기 때문에, 매우 널널하고 편하게 잠을 잘수 있었습니다.
붐비는 날엔 공간이 협소해서 사람에 치여 고생할것 같습니다.
통영에서 온 가족은 무주리조트 곤돌라를 타고 올라왔는데,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나눠주시고
정말 맛있게 먹었고 재밌는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향적봉에서의 일출입니다.
언제나 묵묵하게 아침이 되면 세상을 밝혀주는 태양..
향적봉 대피소.
하산하기전, 향적봉 꼭대기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새벽에만 해도 주변에 구름이 별로 없었는데, 아침을 먹고나니 어느새 구름속에 파묻힌 향적봉.
저 오른쪽으로 넘어가면 바로 무주리조트 곤돌라를 탈수 있습니다.
덕유산 향적봉. 덕유산 종주도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1마일 높이에 서있습니다..
하산길엔 썰매도 타봅니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오니 백련사에 도착합니다.
이젠 여유가 생겨서 장난도 많이 쳐봅니다.
몹쓸장난이지요.
백련사 주변 경치도 아주 멋집니다. 산에 병풍처럼 둘러쌓여 있어 정말 장관입니다.
백련사 약수물
정말 시원하고 한바가지 떠 마셔보니 정말 약이될것 같은 환상적인 맛입니다.. 물맛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어요.
차를 타고 올라와서 그 약수를 먹어도 똑같은 맛이 날까요?
아마도 제 생각엔 그 맛은 산이 허락한 맛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약수가 꽁꽁 얼어있습니다.
백련사를 나서며..
가을에 단풍이 한창일때 오면 그 풍경은 정말 환상적일것 같습니다..
또 썰매를 타봅니다. 힘든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는..
덕유 종주를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산에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자연은 우리의 어머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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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2010/02/24 09:58 [ ADDR : EDIT/ DEL : REPLY ]겨울에 올라가면 정말 장관이죠 ^^
어느 계절에 가도 장관이지요
2010/02/25 22:32 [ ADDR : EDIT/ DEL ]MRE와 저 스킨&로션 ㅋㅋ
2010/02/25 01:15 [ ADDR : EDIT/ DEL : REPLY ]어디 쪽으로 올라갔어? 무주 쪽으로 갔나??
스킨 로션은 여관에 있던거야 ㅋㅋ 대단하지
2010/02/25 22:32 [ ADDR : EDIT/ DEL ]함양 영각사에서 향적봉으로 올라갔다 무주 백련사 쪽으로 내려온거지 ㅋ
우와 정말멋있네요...ㅋㅋ
2010/03/01 23:52 [ ADDR : EDIT/ DEL : REPLY ]